
내가 모펫에서 이리 오래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
내가 처음 정착했던 골드코스트에서 지내다가 코로나 터지고 다들 집으로 돌아갈때
난 그냥 돌아가기 아쉬우니 세컨이나 따볼까 하고 온 모펫 Moffatt
여기서 더치당근으로 시작했다가 양파 오피스까지 하고 써드비자까지 거의 채우고 그만뒀다.
277일이나 있었다니 징글징글하고 누가 다시 모펫으로 돌아갈래? 라고 물어본다면 절때 아니라고 하고 싶다.
여기가 내 첫 비자 연장용 공장이였고, 호주에서 농공장 경험이 전무했던 나는 어딜가나 이렇게 힘들꺼라 생각했기에 그저 버텼던거지 그만두고 다른일 해보니 돈 많이 주고 쉬운일도 있더라.
그래도 동네와 위치는 좋았지
처음이라서 부나(boonah)가 따뜻하고 정있는 호주 동네라는걸 몰랐으며 동네에 마트가 IGA뿐인 깡 시골이라고만 생각했으니
그래도 지리적으로 브리즈번도 차 타고 한시간, 골코도 한시간반이면 갈 수 있으니 다른 곳을 경험하고 나니 좋은 동네였다.

그래서 주말에 토-일 오프면 시티 다녀오기도 쉽고 하루 오프라도 어디든 갈 수 있다.
그리고 마음잡고 세이빙이 목표라면 주말에 부나에 밖혀있으면 됨. 호주 살아보니 세이빙하려면 돈 쓸 곳 없는 곳으로 가면 된다.
아무튼 난 일반워커로 들어갔다.
로나코 터지기 전 까지만 해도 모펫 들어가기 진짜 빡셌는데... 웨이팅방에 공고 올라오면 선착순으로 "저요" 외쳐서 들어가는 한국인들끼리 경쟁 치열한 그곳
블로그 쓰려고 다시 오픈채팅방 열어보니 남은 사람 숫자 보고 깜짝 놀랐다.

와 24명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한창 핫 할때는 정말 몇백명대였는데 하긴 이제 워홀러 유입은 없고 있던 사람도 돌아가는 추세였다보니 모펫 고용으로 갑질하던건 끝났구나.... 그래도 코로나 잠잠해지고 다시 워홀러 받게 된다면 누군가에겐 필요할 수 도 있으니

Job Vacancy 메일 남겨둘게요
아무튼 모펫

안그래도 당근 싫어했는데 더 싫어하게 된 계기가 되었지.....
모펫은 크게 당근공장/양파공장으로 나눠지는데
당근공장은 1년 365일 이고 양파공장은 여름시즌에만 바짝한다.
그리고 부가적으로 샐러리, 비트, 호박 등등을 하는데 내가 끝물일 당시 샐러리 공장을 짓고 있었으니 지금은 어쩔지 모르겠다.
또 당근공장에서는
당근/ 더치당근 두 팀으로 주, 야간이 나눠져 진행된다.
업무강도는 난 더치당근 팀 이였기에 더치 위주로 설명하겠지만
당근(Grade 1부터 시작)은 여자는 하루 종일 서서 솔팅하고 남자는 팩커….(하루 종일 무거운 거 적재한다는거)
남성분들 당근에서 일하는 사람들 보면 항상 무릎보호대, 허리보호대, 살이 쭉쭉 빠지는걸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

이게 더치캐럿. 생소할테니 사진을 첨부해봄 ~.~
더치당근은 처음부터 Grade 2 다.
메인은 당근이기에 더치당근은 더치 외 다른 잡다한 것도 한다.
주로 더치, 비트, 샐러리 이렇게 했음
난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샐러리 했는데 진짜 샐러리새키 진짜 제일 힘들었다.
바로 샐러리해서 다 이렇게 힘든건줄 알았는데
진짜 제일 힘듦… 그리고 그 당시 샐러리 위치가
냉동실 앞에서 일했고 난 야간팀이였고 5월달이면 호주 가을… 점점 더 추워질 일만 남았고
일의 특성상 옷이 젖을 수 밖에 없었음
진짜 이때 생각하면 춥고 힘들었다….
같이 일하는 동생이 “누나 왜 갱아지처럼 벌벌 떨어요?” 이렇게 물어보는데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고만 느껴졌음
다시 생각하면 그 고생을 왜 버텼는지 내 자신한테 물어보고 싶음 ㅠㅠㅠㅠ
아무튼 코로나로 새로운 포지션이 생겼는데 바로 소독 (Sanitizing)

저 사진 속 통에 소독약 만들어서 그냥 하루종일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이 만질 법 한 모든걸 닦으면 됨. 단점은 야간이라면 당근야간 시작 – 당근야간 끝 까지 그냥 사람이 일하는 시간엔 나도 무조건 있어야한다는 것과 세션 한번 다 돌고 나면 또 돌고 또 돌고 그냥 끝 없이 반복 되는 일 이였음. 하루종일 공장 이곳 저곳 계속 돌아다녀서 하루에 삼만보만 걸으면 됐음 ^.^
이것도 유산소라고 소독 일 할 때 주변 사람들한테 살 빠졌다는 소리 많이 들었지…. 그리고 팀이 아니라 주간 1명 야간 1명만 있어서 OFF 못 쓴다고 생각하면 되고 강제로 돈 벌어야하는 포지션이였음. 아직도 있을지는 모르겠고
특히 소독은 일하다가 부상당한 사람들한테 주는 포지션이였는데 나는 아픈사람 없을 때 할사람 물어봐서 한다고 했음.
그리고 그때 딱 차 사서 혼자 출퇴근도 문제 없었고 ㅋㅋㅋ

두 달 만에 모펫에서 번 돈으로 구입한 쌩쌩이라는 네임 붙여준 다이하츠 시리온 소형차
이 차도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 다음에 기회 되면 적어봐야지…..
아무튼 이 차로 지금은 시드니 넘어와서 잘 타고 다님 그치만 한번만 더 머리 아프게 하면 그냥 폐차 시킬 생각하고 있지…..
이 당시 그냥 소독하면서 만족하며 세컨 비자 따고 있었는데 HR매니저님 눈에 좋게 보였나 양파 열리면 주간 오피스 자리를 제안하셨다. 난 바로 한국 갈 생각도 없었고 소독하며 오프 없이 일하는게 얼마나 돈이 쏠쏠한지 느꼈기에 그리고 오피스라니 몸 안 써도 되는 일 이니 하겠다고 수락했는데
그러면 안됐었다.
진심으로
모펫은 돈 그냥 주는 곳이 아니란걸 잊고 있었지 뭐에요…..

양파로 옮기기 전 동생이 나한테 가지 말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정말 가지 말았어야 한다.
양파 오피스 특히 난 주간 양파 오피스였으니 정말 헬 이였지
물론 내가 업무와 사내 인트라넷에 적응도 빨리 안되고
양파 자체가 처음에 호주 오피스 일을 처음 해봐서 업무 적응력도 많이 떨어져서 나 가르쳐주는 사수 분이 엄청 고생했던걸로 기억함
근데 모펫은 작은 한국 회사라서 누가 그랬다~~ 라고 말하면 돌고 돌아 당사자 귀에도 들어오는데 물어본거 또 물어본다고…….ㅠㅠㅠㅠㅠㅠㅠㅠ 한번에 못 알아먹은 내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알려줘도 새로운걸 어떡해요…….

무슨일 하는 거냐고 물어보던 오라버니 답변에
저렇게 답변했는데 진짜 저게 딱 내가 했던 일
작년 양파는 그래도 외국인 워커들 고용해서 한국인들만 있을때에 비해서 늦게나왔는데 워커들이 양파 패킹하고 있을때 다른일에 좀 만 신경쓰면 어디 까지 나왔는지 모르겠고 18……… 그냥 내가 이해력이 많이 딸렸다고 자기비하 밖에 안되는 업무……
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양파 오피스는 신입을 교육시켜서 자리에 앉히기 보단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경력자를 앉혀야하는 자리인듯

인터넷도 개 느리고 인트라넷 뻑 간적도 한 두번이 아니였지…

전산이랑 실물이랑 갯수 맞는지 확인하러 돌아다니고

qld, nsw, vic 보내는 곳도 많아서 오더표 항상 확인하는데
꼭 주간에 오더가 바꿔서 사람 당황하게 함…
오더가 늘었으면 어디서 끌어와야했고
줄었으면 남은거 다른 곳 으로 보내야했고

그리고 워커들을 직접 클락 인-아웃 체크 하겠다고 생긴 탄다
그럼 뭐해 양파 공장은 인터넷이 안되서 내가 매일 수기로 작성하고 메일 보고서 작성해서 파일 만들고…….
지금 생각하니 또 화만 난다
그래도 나름의 재미는 있었지

같이 일하던 쉐드 매니저 잭(zack) 이 양파 공장에서 잡은 뱀을 사무실에 둬서 규매님 질겁했던 일
(저 박스 열고 양파망에 담겨있던 뱀 사진도 있지만 첨부는 안하겠다~.~)
이 친구가 잭!
내 스트레스 메이트 ㅋㅋㅋ 항상 같이 스트레스 받았으뮤ㅠㅠㅠㅠㅠㅠㅠㅠ 나 그만 두기 전에 먼저 모펫 ㅈ같다며 그만뒀고 잘 살고 있나 연락해봐야지 ㅋㅋㅋ
로딩 포키 다니엘! 모자이크는 나 도와주던 오피스 동생!
다들 잘 살고 있나 모르겠네
양파는 내가 오피스를 해서 그 위주로 설명 적었지만
일반 워커의 입장은…… 양파 말고 당근 가세요
여름에 양파쉐드장 체감 온도는 진짜 40도가 넘는거 같아요
거기서 하루종일 일 해야하고 먼지도 엄청 많이 생김…..
그래도 돈은 많이 벌었다 너무 많이 벌어서 문제가 생겼지…
워홀러는
Gross 4만 8천불 전 까지는 15% 세금이고
그 이상은 32.? %인데

1월달부터 세금 오지게 떼임…..
세금 신청 하기 전에 보니 모펫에서만 5만불 이상 벌었더라구요
ㅅㅂ….. 많이 벌었다고 해도 전혀 기쁘지 않아……
진짜 개 고생했던 기억 뿐
거의 10개월 일한 모펫 후기 끝
모펫……. 내가 돈 벌어온걸 보면
가지 말라고는 말 못 하겠지만 가라고 말하고 싶은 곳 도 아님
모펫가서 야간 소독 한다 이러면 무조건 가라고 말하겠지만 그럴 일이 없으니….
선택은 당신 몫!
이런 도로가 끝 없이 펼쳐지는 호주 시골 도로

눈 만 돌리면 있는 소와 말
단점은 내 몸이, 정신이 너무 힘들어서
가축들이 더 행복해보임…….ㅠㅠㅠㅠㅠ

그래도 뷰 자체는 정말 평화로웠고

근처에 별 보러가는 스팟인 무게라(Moogerah Dam)가 가까운데
그만큼 새벽 퇴근길에 하늘 보면 정말 별들이 많았다.
근 10개월동안 좋은기억, 나쁜기억 만들어주고 어디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통장의 총알을 채워준 모펫
후기 끝
'Life In AUS' 카테고리의 다른 글
호주 코튼진 돈 많이 벌었는데.. In Bourke (3) | 2021.08.19 |
---|---|
Sydney Flemington Markets 시드니 플레밍턴 마켓 일했던 후기 적어 봄 (3) | 2021.08.18 |
시드니 달링하버 아쿠아리움 SEA LIFE Sydney Aquarium (0) | 2021.07.03 |
시드니 바우처 면허 없는데 만들기 Service NSW Vouchers. $25 할인 4번 받자! (0) | 2021.06.02 |
호주 퀸즐랜드 골드코스트 포크리프트 자격증 (Queensland Gold coast forklift licence) (5) | 2020.04.04 |